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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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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

(자연스럽게 수정)

 

주제 : 우지

국가 : 인도

참고문헌 : 잡아함경

첨부파일 :

693 불교설화 -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mp3
1.27MB

 

 

 

'아름다운 소리는 무상하며, 실체가 없으므로 소유할 수 없다' : 왕은 소리를 하나의 독립된 '물건'처럼 소유하려 했지만, 소리는 거문고라는 도구와 연주자의 기량, 그리고 이들이 조화될 때만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현상'이자 '관계'였습니다. 이를 통해 만물의 본질과 실체에 대한 오해, 그리고 소유에 대한 집착이 어리석음을 보여줍니다.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이들을 모아 법문을 펼치시던 어느 날의 일입니다. 한 국왕이 거문고 연주 소리를 듣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저것은 어떤 소리인가? 정말로 아름답구나!"

 

신하는 공손히 대답했습니다. "폐하, 그것은 거문고 소리입니다."

 

왕은 즉시 명령했습니다. "그 소리를 내게 가져오너라!"

소유의 명령

 

왕의 명을 받은 신하는 거문고를 왕에게 가져왔습니다.

 

"폐하, 이것이 바로 거문고라는 악기입니다. 여기서 아름다운 소리가 나옵니다."

 

왕은 신하의 말을 막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거문고를 가져오라고 한 게 아니다. 방금 들었던 그 아름다운 소리를 가져오라는 것이다."

오해와 설명

 

신하는 조심스럽게 왕에게 설명했습니다. "폐하, 거문고는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손잡이이고, 이것은 몸통입니다. 또한 거문고의 기둥과 줄이 있습니다. 이 모든 부분들이 연주자의 손길과 조화를 이룰 때에만 아름다운 소리가 납니다. 만약 이 부분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방금 들으셨던 그 소리는 이미 사라져 버렸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리는 형태가 없어 가져올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국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렇게 허망한 물건은 쓸모가 없어. 이토록 헛된 거문고 소리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넋을 잃고 헤매겠는가! 그 거문고를 부서뜨려버려라."

 

신하는 임금의 명령대로 그 거문고를 산산조각 내버렸다고 합니다.

 

<雜阿含經第四十三>

 

[네이버 지식백과]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좌절과 파괴

 

 

핵심 키워드 및 설명

 

거문고(Geomungo) : 설화 속에서 악기는 '형태' 또는 '겉모습'을 상징합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물리적인 수단이지만, 그 자체로는 소리를 담고 있거나 소리가 될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소리(Beautiful Sound) : 이 설화의 핵심 요소로, '본질' 또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소리는 거문고의 각 부분이 조화를 이루고 연주자의 기술이 더해질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것으로, 형태가 없으며 한 번 발생하면 사라져 버리는 '무상(無常)'의 존재입니다.

조화(Harmony) : 거문고의 소리가 만들어지는 원리이자, 이 세상 만물이 존재하고 변화하는 중요한 원리입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결과가 나타남을 시사합니다.

집착(Clinging/Attachment) : 왕이 '소리'라는 현상에 집착하여 그것을 소유하려 했던 태도를 의미합니다. 불교에서 번뇌의 근원으로 보며,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할 때 고통이 발생합니다.

무상(Impermanence) : '소리'는 한 번 울리면 사라져 다시 붙잡을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진리입니다. 이 설화는 무상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 여기고 소유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줍니다.

 

 

배울 점 / 시사점 / 현대인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

이 불교설화는 우리에게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1. 본질과 현상에 대한 이해 : 왕은 거문고의 '소리'라는 현상에 매료되었지만, 소리의 근원(거문고의 각 부분과 조화)은 보지 못하고 오직 그 결과물인 소리만을 소유하려 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삶에서 결과나 현상 자체에만 집착하고,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본질, 그리고 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질적인 성공, 타인의 평가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을 쫓다 보면, 그것을 이루게 한 내면의 성장이나 과정의 가치를 잃을 수 있습니다.

 

2. 무상(無常)의 진리 수용 :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가 영원히 존재하지 않고 사라지는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라집니다. 사랑, 젊음, 재물, 명예 등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도 언젠가는 변하거나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무상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붙잡으려 할 때 우리는 고통받게 됩니다. 이 설화는 무상함을 인식하고,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현재 순간에 충실하는 삶의 태도를 배우게 합니다.

 

3. 집착(執着)으로부터의 자유 : 왕의 어리석음은 '소리'를 소유하려는 집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는 행복이나 만족을 외부의 어떤 대상(돈, 명예, 사랑 등)을 소유함으로써 얻으려 하지만, 대상에 대한 집착은 결국 실망과 고통을 초래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대상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순간의 경험을 온전히 느끼고 집착 없이 보내주는 데 있습니다. 과도한 소유욕이나 완벽주의는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해칠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4. 관계와 조화의 중요성 : 거문고 소리는 악기의 줄, 몸통, 그리고 연주자의 손길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발생합니다. 이는 우리 삶에서도 모든 것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람과의 관계, 자연과의 조화, 일과 삶의 균형 등 우리 주변의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이 가능합니다.

 

이 설화는 영원하지 않은 것을 붙잡으려 할 때 오는 좌절과, 진정한 행복은 소유가 아닌 존재의 조화와 순간을 살아가는 데 있음을 따뜻하게 가르쳐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