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 처형당한 외사촌 귀신의 장난
(내용을 부드럽게 수정했습니다)
• 주제 : 기이
• 국가 : 한국
• 시대 : 신라
• 지역 : 강원도
• 참고문헌 : 용재총화
• 첨부파일 :

기유(奇裕)라는 사람의 조부는 당대에 이름난 명재상이었다.
그러나 조부가 세상을 떠난 뒤로, 그 집에는 기이하고 불길한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그로 인해 웅장하던 저택도 어느새 폐가처럼 변해, 아무도 살지 않게 되었다.
괴이한 일은 다음과 같았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문 밖에 서 있다가 갑자기 등에 무거운 것이 달라붙어 깜짝 놀라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집안사람에게 등을 봐 달라고 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한동안 등에 무언가 붙어 있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렸다고 한다.
그 후로도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
밥을 지으면 솥뚜껑은 그대로인데, 뚜껑을 열면 밥 대신 똥이 가득 들어 있었다. 무언가 변괴를 부리는 귀신의 짓이라고 경계하면, 어떤 때는 화분이나 책상이 저절로 공중에 떠다니고, 큰 가마솥 뚜껑이 천장에 달라붙어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앞뜰의 채소들이 모두 거꾸로 심겨 있거나, 장롱 안에 넣어둔 옷들이 천장이나 대들보에 걸려 있기도 했다. 심지어 불이 없는 아궁이에서 불이 저절로 일어나고, 불을 끄면 문간방으로 옮겨 붙어 방을 태워버리곤 했다.
이러한 변괴가 끊이지 않자, 집안사람들은 모두 겁을 먹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버렸다.
기유는 이에 분개하여 말하였다.
“5년 동안 조상들이 살아온 집을 빈집으로 두고 황폐하게 만드는 것은 자손 된 도리가 아니다. 귀신 따위를 무서워해서야 어찌 대장부라 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그는 굳은 결심으로 그 집에 남아 살기로 하였다.
하지만 괴이한 일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은 사람 얼굴에 똥과 오물을 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기유가 화가 나 소리치며 요괴를 꾸짖자, 공중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너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
기유는 끝까지 귀신을 물리치려 애썼으나, 끝내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 모든 괴현상은 다름 아닌 기유의 외사촌 유계량(兪啓良)이 죽어서 일으킨 짓이었다. 그는(유계량) 과거에 음모를 꾸며 사람을 해하려다 처형당했는데, 그 원한을 품고 귀신이 되어 이 집에 붙어 변괴를 일으켰다고 전해진다.
<용재총화>
[네이버 지식백과] 처형당한 외사촌 귀신의 장난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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