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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바보 지팡이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28.

불교설화 - 바보 지팡이

(자연적으로 수정)

 

주제 : 우지

국가 : 한국

참고문헌 : 비유경

첨부파일 :

688 불교설화 - 바보 지팡이.mp3
1.77MB

 

 

 

미련한 아들과 아버지

 

아주 오래전, 한 아버지에게 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들은 너무나 어리석어서 어떤 일을 시켜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서 장에 다녀와야겠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밥을 금방 먹고는 곧바로 집을 나섰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 정오가 넘어서자, 아들은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 돌아와 아버지께 인사했습니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당황하여 물었습니다.

 

"대체 어디를 다녀온 거니?"

 

"장에 다녀왔습니다."

 

지팡이를 든 아들의 여정

 

아버지는 말문이 막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옆에 놓인 지팡이를 집어 아들에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얘야,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거든 이 지팡이를 주어라."

 

아들은 매일 그 지팡이를 메고 다니며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사람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다녀도 자신보다 더한 바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지팡이를 다시 집으로 가져와 세워 두고, 나무를 하러 다녔습니다.

 

어느 날 나무를 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께서 울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왜 우십니까?"

 

어머니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버지가 이제 곧 세상을 떠나실 것 같단다."

 

아들은 죽음이라는 말에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죽는다는 게 대체 무엇인가요?"

 

병든 아버지와 깨닫는 아들

 

그리고는 숨을 겨우 쉬시는 아버지 곁으로 다가가 물었습니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얘야, 이제 저 세상으로 가려고 한단다."

 

"저 세상이 어디인가요?"

 

"잘 모르겠구나. 가 보아야 알겠지."

 

"거기까지 며칠이나 걸리며, 노잣돈은 얼마나 필요한가요?"

 

"그것도 모르겠구나."

 

"지금 가시면 언제쯤 돌아오실 수 있습니까?"

 

"그것도 모르겠다."

 

아무리 물어도 아버지는 계속 "모르겠다"고만 대답했습니다.

 

아들은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미리 세워 두었던 지팡이를 들고 아버지께 돌아와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것 받으세요."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이게 뭐니?"

 

"이것은 '바보 지팡이'입니다. 세상에 아버지보다 더한 바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들은 지팡이를 아버지의 손에 꼭 쥐어 드렸습니다.

 

지팡이를 건네는 순간의 역설

 

<비유경>

 

[네이버 지식백과] 바보 지팡이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깨달음 (Enlightenment)

 

핵심 키워드 및 설명

 

미련함 (Ignorance/Foolishness) : 이야기 초반에 아들에게 부여된 특성입니다. 세상의 일반적인 잣대로 보았을 때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어수룩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지혜 (Wisdom) : 겉으로 보이는 미련함과 대비되는 아들의 내면적인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바보'를 찾으려는 과정과 죽음 앞에서 삶의 미지를 깨닫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역설적으로 드러나는 지혜를 표현합니다.

 

죽음과 삶 (Death and Life) : 아버지가 맞이하는 '저 세상'으로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그 미지에 대한 인간의 무지를 상징합니다. 이는 깨달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역설 (Paradox) : '바보'라고 불리던 아들이 결국 아버지의 무지를 깨우치게 되는 상황 자체를 의미합니다. 세상의 잣대로 미련하다 여겨지던 인물이 오히려 가장 깊은 진리를 깨닫고 전달하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습니다.

 

깨달음 (Enlightenment) : 아들의 행동을 통해 아버지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을 나타냅니다. 이는 불교 설화에서 흔히 발견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외적 평가와 내적 진실

 

이 설화에서 가장 큰 배울 점과 시사점은 바로 '진정한 어리석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 '바보 지팡이' 설화의 시사점

 

죽음에 대한 무지 (無知)와 대비:

겉으로 보기에 미련하고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바보 아들'은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간다"는 말에 순진하게 "몇 푼이나 드는지", "언제쯤 돌아오시는지" 묻습니다. 아버지는 이 중요한 삶의 전환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죠.

설화는 이 대비를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의 작은 문제에는 몰두하면서도, 누구에게나 다가올 필연적인 죽음과 같은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지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지를 꼬집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미련함을 탓했지만, 정작 자신이야말로 삶의 가장 중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더 큰 '바보'였던 셈입니다.

 

외적 평가와 내적 진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바보'라고 단정하고 지팡이를 주었지만, 결국 그 지팡이는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버지를 위한 것'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는 세상이 부여하는 겉모습이나 능력이 아닌, 본질적인 깨달음과 이해가 진정한 지혜의 척도임을 보여줍니다.

어리석어 보이는 아들의 질문이 오히려 인생의 근본적인 진실을 꿰뚫어 보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과 깨달음:

이 설화는 우리에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어디로 가는가?' 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살면서 겪는 여러 어려움이나 문제들은 어떻게든 해결하려 노력하지만, 삶의 마지막 과정인 죽음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무관심하기 쉽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진정한 지혜는 일상의 복잡함 속에서 헤매기보다, 삶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이치를 깊이 성찰하고 준비하는 데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이 '바보 지팡이' 설화는 겉으로 보이는 어리석음 뒤에 숨겨진 진정한 깨달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우리 자신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설화를 접하시는 분들은 설화에서 또 어떤 다른 의미를 찾으셨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