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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10. 23.

불교설화 -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

(자연스럽게 수정)

주제 : 효선

국가 : 한국

시대 : 고려

지역 : 전라도

참고문헌 : 한국불교전설99

첨부파일 mp3 :

742 불교설화 -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mp3
4.0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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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

#불교설화 #자치샘의참외와학다리의연기 (자연스럽게 수정) • 주제 : 효선 • 국가 : 한국 • 시대 :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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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화내용

 

불교설화 -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

 

전라도 화순에는 여름 한복판에도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샘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자치샘이죠. 그런데 이 샘물은 그저 시원한 물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 마을 사람들이 힘들거나 불운을 겪는 날이면, 으레 이곳에서 물을 떠다 정화수로 신께 소원을 빌곤 했답니다.

고려 말엽 화순에 살던 조 씨는 평범한 상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양반의 말에 대답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조 씨에게는 외동딸 분이가 있었는데, 곧 시집을 앞둔 나이임에도 효성이 워낙 지극해서 온 마을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어요.

 

아버지가 옥에 갇힌 후로 분이는 매일 새벽마다 자치샘을 찾았습니다. 정화수를 길어와 신령님 앞에 올리고, 한 번만 아버지를 풀어 달라고 간절히 빌었죠. 어느 날 새벽, 샘터에 도착하니 웬 중년 부인이 먼저와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장면을 가만히 지켜본 분이는 혹시 자신이 부족했던 건 아닌가 자책하며, 다음 날엔 더욱 일찍 오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직 달도 지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섰습니다. 산길이 무서울 만도 한데, 분이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성큼성큼 자치샘에 다다랐죠. 그런데 샘 위에 참외 한 알이 둥둥 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라, 이 참외는 누가 여기 둔 걸까? 밤새 누구라도 다녀간 건가?’

 

이렇게 망설이던 찰나, 갑자기 새벽 안개를 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녀야, 저 참외를 먹으렴. 너를 위해 준비된 거니 주저 말고 건져 먹어라.”

 

놀란 분이는 소리가 난 방향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여 산신령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한 분이는, 신의 계시라 여기고 조심스럽게 참외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물을 길어 집으로 돌아왔죠.

 

그날 이후, 분이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점점 배가 불러오는 겁니다. 미혼의 몸에 아이를 갖다니,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죠. 결국 달이 차자 분이는 옥동자를 낳았지만, 감당하기 힘든 수치와 두려움에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눈물을 삼키며 솜보자기에 아기를 싸 학다리 마을 근처 논두렁에 두고 돌아섰습니다.

 

다음 날 저녁,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한 나그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커다란 학 한 마리가 아기를 품고 있었다는 겁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학은 날아가고, 남은 것은 솜에 싸인 새갓난 아기였죠.

 

도대체 이 아이는 누구 자식이람? 세상에 이런 일이

 

깜짝 놀란 그는 아기를 품에 안고 관아로 달려가 원님께 아뢰었습니다.

 

지나가다 논두렁에서 이 아이를 발견했는데, 학이 품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가가니 학은 날아가고 아이만 남았습니다.”

 

원님은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흥미로워하며 말씀하셨습니다.

학이 품은 아이란다?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게 분명하구나. 이방, 어미를 찾아 데려오도록 하라.”

 

마침 아이가 없어 늘 외로웠던 나그네는 이 아이를 자식으로 삼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습니다.

 

소자가 아이가 없어 외로웠으니, 부디 이 아이를 기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원님도 잠시 생각하다가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래, 특별한 일이 없으면 네가 데려다 잘 돌봐라.”

 

길손은 어린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갔고, 이방은 아기 어머니인 분이를 찾으러 나섰습니다. 이방은 어렵지 않게 분이를 찾아 관아로 데려왔습니다. 분이는 원님 앞에 끌려와 국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낳은 죄, 벌을 내려 주시옵소서.”

 

분이는 머리를 깊이 숙이고 원님의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아기가 생긴 까닭을 자세히 말해 보아라.”

 

원님은 아기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목소리에 약간의 너그러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감히 말씀 올리옵니다. 저희 아버지는 양반께 말대답을 했다는 죄로 한산리 감옥에 갇혀 계십니다. 아버지의 석방을 빌고자 새벽마다 자치샘에서 정화수를 떠다 바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샘물 위에 떠 있는 참외를 신령님의 뜻이라 여기고 먹게 되었고, 그때부터 배가 불러 이 아이를 낳게 되었습니다.”

 

, 흔한 일이 아니구나.”

 

원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아무 죄 없는 저희 아버지를 너그러이 풀어주십시오.”

 

그래, 네 효심이 기특하구나. 알겠다. 오늘부터는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딸의 지극한 효심 덕분에 조 씨는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이 소식이 마을에 퍼지자, 마을 사람들은 분이의 효심에 산신령이 감동한 것이라 여기며, 학이 아기를 품었던 곳을 학다리 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편 옥동자는 길손의 집에서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성품이 온순하고 총명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고, 훗날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습니다. 바로 그가 송광사 16국사 중 첫 번째 국사인 '불일 보조국사'로 전해집니다.

 

참고 : 설화는 이야기의 재미와 교훈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마지막에 지눌 보조국사의 실제 출생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등장하는 부분은 설화의 흐름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순수한 설화의 분위기를 강조하고 싶으시다면, 마지막 부분을 별도의 기록으로 분리하거나, “한편 일각에서는 지눌 보조국사께서 1158년 황해도 서흥에서 태어나셨다고도 전해집니다처럼 설화와 분리된 설명으로 덧붙여도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 <한국불교전설99> [네이버 지식백과] 자치샘의 참외와 학다리의 연기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