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 어머니의 중음신을 천도한 나옹스님
• 주제 : 효선
• 국가 : 한국
• 시대 : 고려
• 지역 : 경기도
• 참고문헌 : 한국문화재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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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 어머니의 중음신을 천도한 나옹스님
#불교설화 #어머니의중음신을천도한나옹스님 • 주제 : 효선 • 국가 : 한국 • 시대 : 고려 • 지역 :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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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화내용
불교 설화: 어머니의 중음신을 천도한 나옹 스님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고려 시대의 저명한 스님인 나옹화상은 흩날리는 눈발 속을 시자도 없이 홀로 걷고 있었습니다. 양주 회암사에서의 설법을 마치고, 이천 영월암이 자리한 설봉산 기슭을 오르던 그의 발걸음은 흐린 날씨만큼이나 무거웠지요.

그때 갑자기 가까운 곳에서 구슬픈 요령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옹 스님은 그 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허허, 또 한 생명이 이승을 떠났구나.” 스님은 출가부터 품어온 ‘생사의 이치’라는 화두를 되새기며 산모퉁이를 돌아섰습니다. 그곳에는 상여도, 상주도 없는 초라한 장례 행렬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늙은 노인이 요령을 흔들며 슬픈 상여 소리를 홀로 부르고 있었고, 그 뒤로 젊은 장정이 힘겹게 지게에 관을 메고 따르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그 뒤에는 두 명의 장정이 삽과 곡괭이를 들고 의미심장하게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행렬은 스님을 발견하자 조용히 길을 비켜 섰고,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누가 이렇게 허름하게 의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마지막 길을 가는 겁니까?” 나옹 스님의 물음에, 노인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습니다. “아랫마을 돌이 어멈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습니다.” “참 딱한 일이로군요. 얼마 전 아들을 잃은 후로 마음이 온전치 않다고 들었는데… 나무관세음보살.”
스님은 마지막 길을 떠나는 돌이 어멈의 극락왕생을 빌며 짧게 염불을 올리고, 다시 산길을 올랐습니다. 문득 예전에 마을을 지나다 만났던 돌이 어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그녀는 점점 변해갔고,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마을 사람들과 시비를 벌이기 일쑤였습니다. 처음엔 안타까워하던 이웃들도 계속되는 소동에 못 이겨 결국 그녀를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돌이 어멈은 홀연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스님의 마음도 괜스레 무거워졌습니다. 그 순간, 문득 출가 전 자신을 괴롭혔던 고민이 마음을 스쳤습니다. 스님이 스무 살 때입니다. 생사고락을 함께 다짐했던 둘도 없는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비통에 젖은 나옹 스님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어른들에게 던졌으나, 어느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 충격과 슬픔이, 나옹 화상에게 인생의 근본 문제를 깊이 안겼던 것이지요. 결국 그는 공덕산의 요연 스님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에 온 것은 어떤 물건인가?”
“말하고 듣는 이 한 물건이 오긴 했으나,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닦을 수 있겠습니까?”
요연 스님은 나옹의 공부가 예사롭지 않음을 단번에 알아차렸습니다.
“나도 너처럼 알 수가 없으니, 다른 스님께 가서 물어보아라.”
요연 스님은 이렇게 답 대신 더 큰 질문을 남겨주었습니다.
그 뒤로 나옹 스님은 방랑의 길에 올랐고, 1344년 양주 회암사에서 밤낮 없이 수행에 임한 끝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도 더 깊은 진리를 찾고자 1347년, 중국으로 건너가 연길 법원사에서 인도 스님 지공 화상을 만나 법문을 듣고 새롭게 크게 깨쳤습니다. 2년간의 수행 뒤, 다시 남쪽 평산 처림에서 의식을 받고, 여러 곳을 돌며 선지식들을 찾아가 수행을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스님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음 깊이 어머니가 그리웠지만, 스님은 출가자의 삶에 따라 먼 곳에서 극락왕생을 빌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자, 한참 동안 잊고 지내왔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밤, 스님은 선정에 들어 어머니의 영혼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님의 어머니인 정씨는 아직 환생하지 못하고, 어디에도 머물 곳 없는 외로운 혼령, 즉 무주고혼이 되어 중음신으로 이승과 저승 사이를 헤매고 있었던 겁니다. 스님은 자신이 어머니에게 너무나 무관심했던 지난날을 깊이 후회하며 스스로를 뼈저리게 원망했습니다. 어머니께 불효한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마음에 남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자식이 출가하면 온 집안에 복이 내린다는데, 우리 어머니는 얼마나 큰 업보를 짊어지셨기에 아직도 저승을 헤매고 계신 걸까? 혹시 아들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셨기에 그 한이 뼛속까지 사무친 건 아닐까?’ 스님은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지옥에서 건졌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반드시 어머니를 편안히 모셔드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옹 스님은 영월암 법당 뒤 설봉산 자락의 큰 바위에 모셔진 마애지장보살 앞에서 어머니의 천도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장보살, 지장보살..." 스님은 지옥에 고통받는 마지막 한 중생까지도 구원하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님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며, 어머니가 극락에 나아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독경했습니다.
기도를 시작한 지 49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밤, 나옹 스님은 온밤을 꼬박 새우며 간절히 정진했습니다. 새벽이 채 밝기 전, 스님은 문득 지장보살님의 온몸에서 찬연한 금빛 광채가 뻗어 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자비의 빛줄기였습니다. 스님은 놀라 고개를 들어 지장보살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지장보살님의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 보였습니다.
지옥문 앞에서 고통받는 중생들 때문에 항상 눈물이 마를 날 없는 지장보살께서, 이번만큼은 어머니를 구제하는 기쁨에 흐르는 눈물로 보였던 것입니다.
"아, 지장보살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시어 이렇게 눈물로 현신하셨구나." 스님은 기도가 받아들여졌다는 벅찬 감동에 젖었습니다.
“어머니, 이젠 아들에게 서운했던 마음 모두 내려놓으시고 부디 극락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기도를 마친 뒤, 스님은 조용히 선실에 들어가 깊은 선정에 들었습니다. 그 순간, 이미 극락에 왕생하신 어머니의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영월암의 지장보살님 앞에는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빌고, 자신의 업을 씻고자 기도하러 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나옹 스님은 영월암에서 14차례의 안거를 성만하며, 후학을 지도하고 신도들을 이끌었습니다.
한편, 이 마애지장보살상은 1984년 12월에 보물 제822호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韓國文化財大觀> [네이버 지식백과] 어머니의 중음신을 천도한 나옹스님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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