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설화

불교설화 -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21.

불교설화 -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

(자연스럽게 수정했습니다)

 

주제 : 우지

국가 : 중국

시대 : 당나라

참고문헌 : 문수성행록

첨부파일 :

681 불교설화 -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mp3
4.38MB

 

옛 당나라 시대, 도의(道義) 선사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강동(江東) 출신으로 구주(瞿州) 용흥사(龍興寺)에서 깊이 수행하셨죠. 그분은 용모가 빼어나고 골격이 뛰어나, 그 풍모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원 24(736) 가을, 도의 선사는 항주에 계신 보수(普守) 스님과 함께 오대산 청량사(淸凉寺)로 향했습니다. 두 스님이 성지를 찾아 동북쪽으로 걸어가는 중, 도의 선사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말법 시대라 성현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곳 오대산에는 보살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어 신비로운 경지가 보입니다. 진금상호(眞金相好)와 백호광명(白豪光明)도 뜻밖에 나타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나의 번뇌와 망상으로 업장이 두터워 혹 성인의 존귀한 모습을 뵙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그렇게 탄식하며 하늘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인 채, 피로도 잊은 채 한마음으로 정진하며 여러 달을 다녔습니다. 그의 견고한 신념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죠.

 

두 스님이 남대(南臺)의 서북령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한 노승이 흰 코끼리를 타고 내려오는데, 백발에 위엄 있는 풍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도의 선사와 보수 스님이 길을 비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자, 그 노승은 마치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간 곳을 알 수 없었고, 뒤를 따르려 하니 갑자기 찬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결국 청량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튿날, 두 스님은 다시 서북령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어제 흰 코끼리를 탔던 노승이 육환장(六環杖)을 짚고 오다가 도의 선사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그대는 어서 가면 낮 공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의 선사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나는 태원(太原)에 있는 위() 씨 댁에 공양을 받으러 가는 길입니다. 그대는 멀리 가지 말고 기다렸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나도록 합시다." 도의 선사가 절을 하고 일어서려는데, 노승은 이미 멀리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도의 선사는 보수 스님과 함께 정재소(淨齋所)에 가서 낮 공양에 참여했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나서도 도의 선사는 이 일이 못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보수 스님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얼마 후, 두 스님은 승당에서 나와 숲길을 거닐었습니다. 보수 스님은 앞서 걷고, 도의 선사는 노승의 말을 떠올리며 천천히 걸으며 기다렸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문득 누런 장삼에 짚신을 신은 동자가 숲 속에서 나와 도의 선사를 보고 합장하며 말했습니다. "제 이름은 각일(覺一)입니다. 저희 스님께서 구주(瞿州) 용흥사(龍興寺) 도의 선사께 차를 대접해 올리라 분부하셨습니다." 도의 선사는 보수 스님을 불렀지만, 보수 스님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동자를 따라 동북쪽으로 백여 걸음쯤 가자, 금빛 다리가 보였습니다. 다리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거대한 사찰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절의 삼문(三門)과 큰 전각, 승당, 담벼락까지 모두 황금빛으로 찬란했고, 한가운데에는 삼층 누각이 솟아 있었는데, 금단청(金丹靑)이 눈부시게 빛나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었습니다. 땅은 온통 푸른 유리로 깔려 있어 그 아름다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지극 정성으로 "나무 문수사리보살"을 몇 번 염송하자,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동자를 따라 동쪽에 있는 제일원(第一院)으로 들어서니, 조금 전 흰 코끼리를 타고 있던 노승이 상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대사(큰스님), 어서 오시오." 도의 선사는 예를 갖춰 노승께 절을 올리고 무릎을 꿇고 앉아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노승은 동자로 하여금 도의 선사를 일으켜 자리를 깔고 앉게 했습니다. 그제야 도의 선사는 조심스럽게 문안을 여쭈었습니다. "화상(스님)께서는 공양 받으러 가시는 길에 불편함은 없으셨습니까? 시주(施主)의 정성이 지극하던가요? 먼 길을 어찌 이리 빨리 오셨나이까?" 노승이 답했습니다. "대사, 길에는 불편함이 없었고 시주는 지극한 정성으로 대접했습니다. 또한 길은 본래 먼 것이 아니니, 돌아오는 것에 어찌 빠르고 더딤이 있겠습니까?" 도의 선사가 다시 여쭈었습니다. "화상께서는 무슨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시나이까?" "봄 나무는 아미타불이요, 가을꽃은 관세음보살입니다." "여기가 사바세계입니까, 아니면 극락정토입니까?" 노승은 들고 있던 불자(拂子)로 성상을 한 번 치고는 말했습니다. "대사! 아는가?" "알지 못하나이다." "그대가 알지 못하는 것이 사바인가, 정토인가?" 도의 선사가 답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산에 다닐 적에는 그저 언덕과 초목뿐이었는데, 지금 이곳은 금과 옥으로 찬란한 누각과 전당이 펼쳐져 있기에 정토인지 사바인지 분간할 수 없사오며, 범부와 성인 또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노승은 부드러이 말했습니다. "용과 뱀이 한데 섞이고, 범부와 성인이 함께 산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가? 그대의 분별하는 소견만 사라진다면 성인과 범부가 어디에 있겠는가!"

 

말을 마치자 동자는 약차(藥茶)를 따라 권했습니다. 도의 선사가 차를 마시니, 그 신비로운 향기와 아름다운 맛은 속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고, 차를 마시고 나니 육근(六根)이 맑아지고 몸과 마음이 비할 데 없이 경쾌해졌습니다.

 

노승은 동자로 하여금 도의 선사를 인도하여 여러 곳을 구경시켰습니다. 동자를 따라 열두 곳의 큰 건물과 식당을 두루 다니며 보니, 수많은 스님들이 경전을 토론하고 있거나, 혹은 묵묵히 좌선하는 모습에서 놀라운 위엄이 느껴졌습니다. 그 수가 몇 백, 몇 천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도의 선사는 함께 왔던 보수 스님이 이처럼 거룩한 법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밖으로 나가 보수 스님을 부르려 했는데, 돌아서 보니 방금 보았던 찬란한 사찰은 온데간데없고, 쓸쓸한 수풀만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지없이 탄식하며 보수 스님을 만나 돌아왔고, 훗날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금각사(金閣寺)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문수성행록>

 

[네이버 지식백과]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핵심 키워드

 

인물: 도의선사, 보수스님, 노승 (문수보살), 각일동자

장소: 오대산, 서북령, 청량사, 금빛 사찰 (환상의 사찰)

핵심 주제/개념:

불교 설화

구도 (수행, 정진, 순례)

깨달음

신비 (영적 체험, 초현실)

환상 (, 비현실적인 경지)

번뇌 (업장, 망상)

말법 시대

성현 (보살, 선지식)

사바세계와 극락정토 (경계의 허물어짐)

분별 (분별심, 고정관념)

지혜 (가르침, 법문)

상징물/주요 요소:

흰 코끼리

육환장

금빛 (황금 사찰, 금단청)

약차 (영약, 정화)

불자

천혜의 아름다움 (푸른 유리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