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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어리석은 목수의 사랑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22.

불교설화 - 어리석은 목수의 사랑

(내용을 자연스럽게)

주제 : 우지

국가 : 한국

지역 : 경기도

참고문헌 : 한국불교전설99

첨부파일 :

682 불교설화 - 어리석은 목수의 사랑.mp3
4.23MB

 

주막에서의 첫 만남 (유혹의 시작)

 

옛날 경기도 강화군의 전등사를 건립할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사찰 공사를 맡은 도편수는 아침저녁으로 몸을 정갈하게 하고, 톱질 하나에도 혼신의 정성을 쏟는 노련한 장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지친 몸을 이끌고 마을 주막에서 탁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던 도편수의 시선에 주모 곁의 한 작부가 들어왔습니다.

 

"참 예쁘구나. 같이 한잔 하자." 도편수의 말에 작부는 감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비우고는 도편수에게 다시 술을 권했습니다. "어서, 잔을 가득 채워주세요." 술기운에 흠뻑 취하자 도편수의 눈에 작부는 그 어느 때보다 매혹적으로 보였습니다.

 

"네 손이 정말 곱구나. 내 거친 손과는 완전히 다르네." "어르신의 손야말로 그야말로 보배 같은 손이 아니겠습니까?" 작부의 말에 도편수는 의아해했습니다. "보배라니? 무슨 소리야." "이 손으로 성스러운 대웅전을 지으시니, 어찌 보배롭지 않겠습니까?"

 

작부는 도편수의 기술을 끊임없이 칭송하며 그의 거친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습니다. 도편수는 그제야 황홀한 꿈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작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욱 가까이 다가와 온갖 애교를 부렸습니다. "정말로 어르신의 솜씨는 놀랍습니다. 나무 기둥 하나하나가 얼마나 신묘한지요"

어리석은 사랑과 돈의 낭비 (욕망의 심화)

 

"그래, 고맙구나. 천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 솜씨를 네가 알아주다니, 오늘 밤 내 흠뻑 취할 것이니라. 어서 따라라." "나으리, 그 공사는 몇 해나 걸리나요?" ", 앞으로 대여섯 해는 족히 걸릴 것이다. 그런데 그건 왜 묻느냐?" "소녀가 나으리를 얼마간 모실 수 있을지 알고 싶어서이지요." ", 참으로 영특하구나. 네가 원한다면 내 매일 밤 너를 찾아와 술을 마실 것이니라." "소녀, 더 이상 아뢸 말씀이 없사옵니다." "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저 이쁘기만 하구나. 이리 더 가까이 오너라." "나으리,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이 손을 놓으시고 오늘은 늦으셨으니 그만 돌아가세요. 소녀를 모실 날이 오늘만 있는 것은 아니옵니다." "허허, 네 말이 옳다."

 

만취하여 주막을 나선 도편수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거르지 않고 주막을 찾아 곤드레만드레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나 작부는 매일 밤 도편수의 애간장만 태울 뿐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주막집 노파는 물 쓰듯 돈을 쓰는 도편수를 보며 작부에게 단단히 일렀습니다. "얘야, 절대로 정을 주어서는 안 된다. 정을 주는 날이면 그날로 돈벌이는 틀어지는 게야."

 

이러한 계략을 알 리 없는 도편수는 대웅전 불사가 더뎌지는 것도 잊은 채 매일 술에 취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초췌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부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말의 가책을 느꼈을까, 아니면 연민의 정 때문이었을까. "아무래도 이제 도편수와 살림을 차려야 할까 봐요." "에그, 무슨 소리냐! 네 덕분에 내 팔자도 좀 고쳐 볼 참인데." "팔자고 뭐고 더 이상 그 순진한 어른을 괴롭힐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쯧쯧, 큰소리 탕탕 치더니 어느새 정이 들었구나." "아닌 게 아니라 정도 들만큼 들었어요." "허나 안 된다! 돈도 돈이지만, 돌쇠가 알면 널 그냥 둘 것 같으냐?"

 

작부는 돌쇠 이야기에 흠칫했습니다. 그녀는 돌쇠와 오래전부터 연인 사이였고, 돈을 벌면 육지로 나가 잘 살아보자고 약속한 터였습니다. 세월은 흘러 대웅전 불사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공사비로 많은 돈을 받았건만 도편수의 손에는 동전 한 닢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도편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오늘은 꼭 약속을 받아내야지. 곧 새 살림을 차리자고."

 

주막에 이르러 막걸리를 마시며 작부를 찾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멈, 작부는 어디 갔기에 이렇게 늦도록 오지를 않소?" "도편수 어른 뵈러 간다고 나갔는데, 웬일일까요?" 노파는 이미 작부가 돌쇠와 나룻배를 타고 육지로 도망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딴전을 피웠습니다. "나를 만나러요? 아니 설마, 이 년이 혹시 그 돌쇠 녀석하고 줄행랑을 친 게 아닌가?" "아니, 줄행랑이라뇨? 나를 두고서요?" "글쎄, 고것이 사나흘 전부터 어째 수상쩍다 싶더니, 아마 돌쇠 녀석하고..." "이런 빌어먹을!" 도편수는 술상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하늘의 별들은 어제와 다름없이 여전히 반짝였고, 바닷바람 또한 무심히 스쳐 갔습니다. 오직 도편수의 마음만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복수를 위한 여인상 조각 (장인의 광기)

 

몇 날 며칠을 폐인처럼 지새운 도편수는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날의 사랑이 증오로 변하자 그는 복수를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무슨 묘책이 떠올랐는지, 도편수는 여인상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여인의 형상 네 개를 조각한 그는 대웅전 네 귀퉁이 추녀 밑에 여인상들을 넣고는 무거운 지붕을 받들게 했습니다. "나를 배신하다니... 어디 세세생생 고통을 받아 보거라!"

 

장식 수법이 화려한 전등사 대웅전(보물 제178) 네 귀퉁이 용마루 밑에는 지금도 네 개의 여인상이 마치 벌을 서는 형상으로 무거운 추녀를 이고 있습니다. 이 인물형 조각은 많은 참배객과 관광객들로 하여금 도편수의 어리석은 사랑과 복수심이 담긴 전설을 음미하게 합니다.

배신과 절망 (깨달음의 순간)

<한국불교전설99>

 

[네이버 지식백과] 어리석은 목수의 사랑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주요 핵심 키워드

 

인물 : 도편수, 주막 작부, 주막 노파, 돌쇠

장소 : 전등사, 대웅전, 주막

감정/행동 : 사랑, 유혹, 어리석음, 배신, 복수, 고통, 집착, , 헌신(장인정신)

상징 : 여인상 조각, 대웅전 추녀, 불사(건축)

주제 : 인간의 욕망, 어긋난 사랑, 장인의 혼, 전설, 불교적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