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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아이들의 지혜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24.

불교설화 - 아이들의 지혜

(자연스럽게 수정)

 

주제 : 우지

국가 : 한국

시대 : 고려

지역 : 충청도

참고문헌 : 한국불교전설99

첨부파일 :

684 불교설화 - 아이들의 지혜.mp3
3.92MB

 

고사리 꺾는 여인들

 

고려 제4대 광종 19(968), 충남 논산 은진면 반야산 기슭 사제천 근처에서 두 여인이 연한 고사리를 꺾고 있었습니다.

 

"이 고사리가 얼마나 부드럽고 영글었는지 보세요."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한나절만 꺾어도 바구니가 가득 차겠어요. 호호"

 

두 여인이 소박한 대화를 나누며 고사리를 따고 있을 때, 갑자기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렇게 깊은 산속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다니 이상하네요."

"정말 그러네요. 한번 가보죠."

"그래요."

바위 솟아오르는 기적

 

두 여인은 울음소리를 따라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보이지 않고, 갑자기 땅이 크게 흔들리며 거대한 바위가 솟아올랐습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가!"

"큰일났어요! 빨리 마을로 가서 관가에 알려야겠어요!"

 

놀란 두 여인은 서둘러 마을로 돌아와 고을 원님께 사실을 알렸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구나."

 

원님은 이야기를 듣고 즉시 나졸들을 보내 사실을 확인했고, 이 소문은 곧 임금의 귀에까지 전해졌습니다.

 

특별한 일이라 판단한 임금은 조정 대신들과 함께 이 일을 논의했습니다.

 

"상감마마, 이 바위는 하늘이 내려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바위로 불상을 만들어 백성들이 예배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소."

 

대신들의 의견이 일치하자, 임금은 즉시 명령을 내렸습니다.

 

"금강산 혜명대사를 모시고 와서 이 바위로 불상을 조성하라!"

 

혜명대사는 100명의 석공들과 함께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바위를 보는 순간, 스님은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바위는 특별하군. 미래에 올 미륵불을 크게 조각해 이 민족의 성지로 만들어야겠다.'

 

결심한 혜명대사는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석공들은 전신을 만들 줄 알았지만, 혜명대사는 하반신만 만들라고 지시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렇게 부처님의 하반신(허리 아래)이 조성되자, 혜명 스님은 그곳에서 약 30리 떨어진 이웃 마을 연산면 우두굴에서 다시 큰 돌을 옮겨와 머리와 가슴 부분을 조성했습니다. 이 작업에는 무려 1천여 명의 역군이 동원되었습니다. 정으로 쪼고 깎아 부처님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해가 흐르고, 마침내 웅장한 미륵불상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 부분으로 나뉜 불상 몸체를 맞추는 일 또한 보통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어마어마한 무게 때문에 들어 올릴 수도 없어, 기발한 방법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지혜로운 놀이

 

그러던 어느 날, 해결책을 궁리하며 사제천 냇가에서 잠시 쉬고 있던 혜명 스님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몰려와 흙으로 삼등분한 불상을 만들어 세우는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무심코 아이들을 바라보던 혜명 스님은 자신도 모르게 옳지!” 하고 탄성을 발했습니다. 아이들은 먼저 평지에 불상의 하반신을 세운 다음, 그 주위를 모래로 경사지게 쌓아 놓고 가슴 부분을 굴려 올려 제자리에 맞추어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혜명 스님은 곧장 작업장으로 달려가 아이들의 지혜를 적용하도록 지시한 후, 다시 냇가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마저 보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조금 전까지 재미있게 떠들며 놀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는 혜명 스님의 간절한 정성에 감탄한 문수보살이 스님에게 불상을 세우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현신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지혜를 빌려 삼등분 불상을 무사히 세워 미륵불이 완성되니, 때는 고려 제7대 목종 9(1006)이었습니다. 무려 37년 만에 높이 18.12미터, 둘레 11미터, 귀 길이 3.33미터나 되는 거대한 동양 최대의 석조불, '은진미륵'이 봉안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21일 동안 1.8미터나 되는 미간의 백호 수정에서 찬란한 빛이 발산하여 중국 송나라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빛을 따라온 송나라의 지안대사가 은진미륵에 배례한 뒤, 그 광명이 촛불 빛과 같다고 하여 절 이름을 '관촉사'라 지었다고 합니다.

강을 건너는 스님 (미륵불의 현신)

 

또 하나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은진미륵이 완성된 지 얼마 후, 북쪽 오랑캐가 쳐들어왔습니다. 파죽지세로 내려오던 오랑캐들이 압록강에 이르렀을 때, 어디선가 가사를 입고 삿갓을 쓴 한 스님이 나타나 태연히 압록강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찾던 오랑캐들은 옳지, 저 스님을 따라가면 되겠군!” 하며 스님 뒤를 따라 강물로 뛰어들었다가, 물 위를 걸을 수 없는 그들은 그만 압록강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부하를 잃은 오랑캐 장수는 분노에 차 다시 강을 건너온 스님을 칼로 내리쳤습니다. 그러나 장수의 칼은 스님의 삿갓 한쪽 끝을 스쳤을 뿐, 스님은 어디 한곳 다치지 않아 명장의 칼을 무색하게 했습니다.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이 스님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현신한 은진미륵이었다고 합니다.

 

마치 이 말을 증언이라도 하듯, 지금도 관촉사 은진미륵은 3.94미터의 거대한 관()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꿰매 맨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은진미륵은 보물 제21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관촉사는 몰라도 은진미륵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경내에는 은진미륵 외에도 또 하나의 보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등의 기본형인 팔각형과는 달리 사각형 화강석에 큰 기름 단지가 놓여 불을 켜도록 만든 석등(보물 제232)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석등 앞에는 5층 석탑이 있고, 그 옆에는 팔엽연화 세 개가 연 가지에 달린 듯 사실적으로 조각된 화강암 배례석이 있습니다. 이 배례석은 은진미륵 앞에 제물을 차리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은진미륵과 석등

 

<한국불교전설99>

 

[네이버 지식백과] 아이들의 지혜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핵심 키워드

 

은진미륵(Eunjin Mireuk) : 동양 최대의 석조불, 기이한 탄생과 나라를 구한 영험함을 상징.

 

혜명대사(Monk Hyemyeong) : 은진미륵 불상 조성을 주도한 고승, 지혜와 번뇌를 상징.

 

아이들의 지혜(Children's Wisdom) : 삼등분 불상을 조립하는 혁신적인 방법 제시, 순수함과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을 상징.

 

관촉사(Gwanchoksa) : 은진미륵이 봉안된 사찰, 기적의 현장이자 신앙의 중심지.

 

불교설화(Buddhist Fable) : 신비로운 이야기와 교훈, 민족의 정신적 유산을 담은 서사.

 

미륵불(Maitreya Buddha) : 미래에 오실 부처, 희망과 구원을 상징.

 

신비로운 탄생(Mysterious Birth) : 바위의 기이한 솟아남과 아이의 울음소리.

 

국난 극복(Overcoming National Crisis) : 오랑캐 침략을 막아낸 영험한 힘.

 

지혜와 영험함(Wisdom and Spiritual Power) : 난관을 헤쳐나가는 깨달음과 불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힘.

 

전통 문화유산(Traditional Cultural Heritage) : 고려시대 석조미술의 정수, 보물로서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