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설화

불교설화 - 귀신 점쟁이에게 망신당한 귀부인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2.

불교설화 - 귀신 점쟁이에게 망신당한 귀부인

(내용을 자연스럽게 수정했습니다)

 

주제 : 기이

국가 : 한국

시대 : 조선

지역 : 경기도

참고문헌 : 조선의 귀신

첨부파일 :

662 불교설화 - 귀신 점쟁이에게 망신당한 귀부인2.mp3
2.33MB

 

 

옛날 양주 땅의 어느 정씨 집에 귀신이 내려 한 계집종에게 붙었는데, 수년 동안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그 계집종은 귀신의 힘을 빌려 사람들의 화복과 길흉을 어김없이 알아맞혔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믿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 귀신은 맑고 곱디고운 목소리를 가졌는데, 마치 늙은 꾀꼬리가 속삭이는 듯했다. 낮에는 공중에 떠 있고, 밤이면 대들보 위에 깃들었다. 그러나 정씨 집에는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았다.

 

이웃에 명문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집의 귀중한 비녀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안주인은 자기 집의 계집종을 의심해 매번 매질하였다. 종은 억울함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정씨 집으로 달려가, 귀신이 들린 종에게 점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귀신이 이렇게 말했다.

잃어버린 물건의 행방은 알지만, 네게는 차마 말하기 어렵다. 네 안주인이 직접 오면 말해주겠다.”

 

종이 이 말을 전하자 안주인이 친히 좁쌀을 가지고 정씨 집에 와서 점을 쳤다. 그러자 귀신이 그녀에게 말했다.

 

있는 곳은 알지만, 차마 입에 담지 못하겠다. 내가 말하면 당신은 매우 큰 수치를 당할 것이다.”

하지만 안주인은 화를 내며 귀신을 꾸짖었다.

 

이에 귀신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요. 며칠 전 당신이 이웃 아무개와 함께 닥나무 밭에 들어간 적이 있지 않습니까? 비녀는 그 나뭇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사람을 보내 그곳을 살펴보니, 과연 그 말대로 비녀가 그곳에 있었다.

 

안주인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큰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와 유사한 일도 있었다. 정씨 집의 종 하나가 물건을 훔쳤을 때, 귀신은

훔친 자는 누구누구이며, 물건은 어느 곳에 숨겨 놓았다.”

하고 거침없이 말하였다.

 

그러자 당사자인 종은 귀신을 향해 소리쳤다.

어찌 감히 남의 집에 와서 이런 소란을 피우느냐!”

이내 그는 바닥에 엎드려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가, 뒤늦게 고개를 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붉은 수염을 한 난장이가 내 머리카락을 끌어당겨 눈이 아찔하여 정신을 잃을 뻔했습니다.”

이 귀신은 유독 정씨 집의 주인, 정상국(鄭相國)을 무서워했다. 상국이 집에 있으면 감히 나타나지 않고, 그가 외출하면 다시 돌아와 종에게 붙곤 하였다.

 

어느 날, 상국이 그 사정을 듣고 귀신에게 이르기를,

너는 이제 이 숲으로 물러가거라. 인가에 오래 머무는 것은 옳지 않다.”

하였다.

 

그러자 귀신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 집에 머문 이래 복을 더하도록 힘썼으며, 재앙을 일으킨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실은 계속 이 집을 섬기며 봉사하고자 하였으나, 대인의 명이 있으니 어찌 감히 거역하겠습니까?”

 

그리하여 귀신은 통곡하며 정씨 집을 떠났다고 한다.

 

<朝鮮鬼神>

 

[네이버 지식백과] 귀신 점쟁이에게 망신당한 귀부인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