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 스님을 만나 원결을 푼 조양상
(내용을 자연스럽게 수정했습니다)
• 주제 : 기이
• 국가 : 중국
• 시대 : 수나라
• 참고문헌 : 현응록
• 첨부파일 :

수나라 대주(代州)에 조양상(趙良相)이라는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장남은 조영(趙盈), 차남은 조맹(趙孟)이라 하였다. 생전에 조양상은 두 아들에게 재산을 공평히 나누어주었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형 조영이 동생의 몫까지 빼앗아 버렸다. 그 결과 조맹은 밭 한 뙤기와 초라한 집 한 칸만을 물려받았고, 생계를 위해 품을 팔며 근근이 살아가야 했다.
세월이 흘러 조영이 죽은 뒤, 그는 조맹의 아들로 다시 태어났고 이름을 조환(趙環)이라 하였다. 그 후 조맹 역시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나 조영의 손자가 되었는데, 그의 이름은 조선(趙先)이었다.
두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었을 무렵, 조맹의 집안은 여전히 가난했고 조영의 집안은 더더욱 번창하여 부를 누렸다. 그렇게 조환은 자신의 전생의 후손인 조선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환의 부친(조맹)이 꿈속에 나타나 말했다.
“본래 네 조부 조양상은 재산을 두 아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었지만, 조영이 욕심을 부려 우리의 몫까지 빼앗았기에 우리 집안이 가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너는 그 집안의 머슴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분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 말을 들은 조환은 깊은 원한을 품게 되었고, 결국 조선을 죽여 한을 풀기로 결심하였다.
개황(開皇) 초년, 즉 581년경이었다. 조환은 조선을 따라 오대산으로 향했고, 둘은 어느 깊은 산속 골짜기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이르자 조환은 칼을 뽑아 조선에게 들이대며 외쳤다.
“너의 조부와 나의 아버지는 형제였는데, 네 조부가 내 집안의 재산까지 빼앗아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지금 네 집 머슴살이를 하고 있으니, 네 마음이 과연 편하냐? 오늘 나는 너를 죽여 이 분노를 씻으려 한다!”
조선은 깜짝 놀라 달아났고, 조환은 그를 뒤쫓았다. 두 사람은 쫓고 쫓기다 마침내 숲속에 있는 작은 암자 하나를 발견했고, 그곳으로 뛰어들었다.
암자 안에는 한 노스님이 앉아 있었다. 스님은 두 사람의 거친 숨결과 긴박한 분위기를 느끼고 까닭을 물었다.
조선이 상황을 설명하며 말하자, 노스님은 조용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잠시 진정을 하게. 내가 자네들에게 이 일의 전말을 알려주겠네.”
그리고는 두 사람에게 약을 내어주며 먹으라 하였다. 약을 삼키자, 두 사람의 눈앞에 과거의 기억들이 꿈처럼 펼쳐졌다. 전생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자, 두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혔다.
노스님은 조용히 진리를 설했다.
“조영은 바로 조환 자네의 전생이니, 자네가 남의 재산을 빼앗은 셈이었고, 그 죗값을 지금 자네가 치르고 있는 것이네. 조선은 전생의 조맹이 다시 태어난 몸이니, 본래 자신의 몫이었던 것을 되찾으려는 것이니라. 결국 이 모든 일은 인과의 이치에 따른 것이니, 원한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지.”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비로소 모든 억울함과 분노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속세의 인연을 끊고 함께 출가하여 도를 닦았고, 후에 미타암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였다.
<現應錄>
[네이버 지식백과] 스님을 만나 원결을 푼 조양상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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