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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불교설화 - 호랑이의 자식을 낳은 신도징

by 도연스님입니다 2025. 8. 9.

불교설화 - 호랑이의 자식을 낳은 신도징

(내용을 현대에 맞게 자연스럽게 수정했습니다)

 

주제 : 기이

국가 : 중국

시대 : 당나라

참고문헌 : 삼국유사

첨부파일 :

669 불교설화 - 호랑이의 자식을 낳은 신도징2.mp3
3.57MB

 

때는 서기 793, 당나라 정원 9년의 이야기입니다.

 

신도징이라는 사람이 한주 습방현의 관리, 즉 현위로 임명되었습니다. 그 당시 그는 변방 출신의 무명 인사였습니다.

 

어느 날, 그가 진부현 동쪽으로 10리쯤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추위가 너무 심해 말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죠.

 

길가에 허름한 초가집 한 채가 눈에 띄어 들어가 보니, 안에는 따뜻한 불이 피워져 있어 온기가 가득했습니다. 등불을 밝혀 안을 살펴보니, 늙은 부부와 젊은 여인이 화로 주변에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채 10대 중반쯤 되어 보였습니다. 비록 머리는 다소 흐트러지고 옷은 낡았지만, 눈처럼 흰 피부와 꽃 같은 얼굴이 참 고왔고, 몸가짐 또한 단정했습니다.

 

부부는 신도징을 발견하자마자 황급히 일어나 말했습니다.

어르신, 이 추운 눈길을 헤치고 오셨으니 이리 와서 몸 좀 녹이십시오.”

 

신도징이 한참을 앉아 있으니 어느덧 날은 저물고, 눈보라는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신도징은 조심스럽게 부탁했습니다. “서쪽 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죄송하지만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부는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이 허름한 초가집이라도 괜찮으시다면, 기꺼이 쉬어가십시오.”

신도징은 마침내 말에서 안장을 풀고 잠자리를 준비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여인은 어느새 곱게 얼굴을 단장하고 휘장 사이로 나왔는데, 그 차분하고 우아한 자태가 처음 봤을 때보다도 더욱 돋보였습니다.

 

신도징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 낭자께서는 총명함과 지혜가 남달리 뛰어난 듯합니다. 혹 아직 혼인하지 않았다면, 감히 제가 중매를 서고 싶습니다. 어떠신지요?”

 

여인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귀한 분께서 저희 딸을 거두어 주신다면, 이것이 어찌 정해진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신도징은 사위의 예식을 치렀습니다.

 

신도징은 다음 날 여인을 자신의 말에 태워 임지로 향했습니다. 막상 부임하고 보니 녹봉이 너무 적어 걱정스러웠지만, 아내는 이미 살림을 야무지게 꾸려나갔기에, 신도징은 마음 편히 관직 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드는 나날이었죠.

 

얼마 후, 임기가 끝나 중앙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사이 부부에게는 총명하고 지혜로운 아들 하나와 딸 하나가 생겼습니다. 신도징은 아내를 더욱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일찍이 아내에게 이런 시를 지어 주었습니다.

 

 

한 번 벼슬하니 매복(梅福)에게 부끄럽고,

3년이 지나니, 맹광(孟光)에게 부끄럽다.

냇물 위에 원앙새가 있구나.

(역주: 매복과 맹광은 옛 중국의 이상적인 부부상을 상징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아내는 종일 그 시를 읊조리며, 마치 화답이라도 할 듯 조용히 있었지만 끝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습니다.

 

신도징이 벼슬을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고향 집으로 돌아가려 할 때였습니다. 아내는 갑자기 슬픈 얼굴로 신도징에게 말했습니다.

지난번에 주신 시에 대한 화답시가 사실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습니다.

 

부부의 정이야 소중하지만,

숲 속 삶에 대한 마음이 깊어져요.

세월이 변할까 늘 근심했어요.

혹여 백년해로의 약속을 저버릴까 봐.

 

결국 신도징은 아내와 함께 그녀가 살던 그 초가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내는 사무치는 슬픔에 종일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벽 한구석에 호랑이 가죽 한 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내는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물건이 아직 여기 있었군요.”

 

마침내 아내는 호랑이 가죽을 집어 들어 온몸에 뒤집어썼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곧바로 거대한 호랑이로 변했고, 으르렁거리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더니 문을 박차고 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신도징은 놀라 몸을 피했다가, 두 아이를 데리고 아내가 떠난 발자취를 따라 숲을 바라보며 며칠 밤낮을 통곡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아내가 간 곳을 알 수 없었습니다. ㅠㅠ

 

<三國遣事 感通第七>

 

[네이버 지식백과] 호랑이의 자식을 낳은 신도징 (문화원형백과 불교설화,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